제가 주로 AI 인프라 공급망을 분석하는데, Nvidia나 Broadcom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기초적인 물리적 층을 만드는 회사들에 주목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시장이 완전히 저평가하고 있는 한 기업이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Perma-Pipe, 티커는 PPIH인데, 이들은 보온재가 붙은 배관 시스템을 생산합니다. 얼핏 지루해 보이는 석유 및 가스 산업용품인데, 연간 3-5%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기업입니다.
근데 상황이 달라졌어요. AI용 데이터센터에선 고출력 장비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냉각이 필수가 됐습니다. 냉각에는 배관이 필요한데, 보온 관이 꼭 필요하거든요. 그게 바로 이 회사의 제품입니다. 게다가 누수 감지 시스템인 PermAlert도 보유하고 있는데, 30초 내 누수를 정확히 잡아내서 장비 보호에 매우 중요합니다.
실적을 보면 2023년 매출 1억 4300만 달러에서 2026년 2억 1100만 달러로 뛰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33% 성장 예상에 EBITDA 마진도 크게 개선됐죠. 매출이 오르기 전부터 가격 결정력이 생긴 겁니다.
더 중요한 건 공급망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배관을 설치하는 최대 업체인 Comfort Systems(FIX)는 125억 달러의 수주 잔고를 가지고 있고, CEO는 오히려 프로젝트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EMCOR(EME) 역시 156억 달러로 사상 최대 수주량을 기록했는데,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대비 1.5~2배의 배관 작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설비 측면에서는 캐리어(Carrier)의 데이터센터 냉각장치 주문이 전년 대비 500%나 증가했고, Vertiv는 150억 달러 잔고와 8분기 연속 실적 상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모든 설비를 연결하는 배관을 만드는 건 PPIH입니다.
이처럼 산업 전반에서 수요 기록을 경신하는데, PPIH 주가는 EBITDA 기준 8배에 불과해 동종업계 19~20배, 비슷한 성장 기업군 22~28배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성장률 33%인데 시장이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이죠.
왜 이런 현상이 생겼냐면, 이 주식을 다루는 애널리스트가 단 한 명뿐이고, 그 예측이 오래됐습니다. 또 절반의 매출이 중동 석유 및 가스에서 오니까 '작은 배관 회사'라는 인식이 강해서 주목받지 못합니다. 게다가 IR 활동도 적고 독립 경영을 고수하고 있죠. 하지만 최근 전략적 검토 후 독립 경영 유지 결정과 신임 CEO, 신규 데이터센터 전용 시설 설립 소식도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도 있습니다. 중동 매출 감소 가능성, 분기별 편차가 큰 수익성, 일부 설비사들이 배관 사업을 직접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그것입니다. 다가오는 1분기 실적 발표가 2026회계연도 성장 지속 여부를 확인할 중요한 분기입니다.
저는 매수를 권한다기보다, 이렇게 공급망 전후방이 역대급 수요를 겪는데도 시장이 이를 반영하지 않는 점이 이상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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