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오고 정부 통제가 어려워지며 실물자원에 대한 갈등이 발생하면 시스템 밖에 딱딱한 자산이 필요하다고 했죠.
어제 그 시나리오가 완전히 펼쳐졌습니다. 5월 CPI가 3년 만에 처음으로 4.2%를 기록했고,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협을 막으면서 유가는 95달러까지 갔고 미군 시설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다우지수도 900포인트 떨어졌죠.
그런데 비트코인은 CPI 발표 때 6만1천 달러 밑으로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6만3천 달러쯤으로 올랐고 작년 최고점 대비 절반 이상 빠졌으며 연초 대비 약 11% 하락했습니다. 반면 금은 사상 최고치 근처에 있습니다. 현물 ETF는 13거래일 연속으로 55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결국 제가 반복해서 느끼는 불편한 점은 현재 비트코인을 사는 마진 거래자가 아니라 ETF 포트폴리오 안의 위험자산 배분 투자자라는 겁니다. 금리가 오르고 주식이 떨어지면 그들도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며 비트코인을 줄이는 거죠. 그래서 비트코인은 헤지 수단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는데 그 돈은 금으로 가고 있죠.
혹시 이 논리가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투자자 구성은 바뀔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상황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는 주장이 가장 명확히 시험받는 기간인데, 지금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비트코인이 다시 헤지 역할을 하려면 투자자층이 달라지거나, 경제 환경이 변하거나, 아니면 원래 헤지라는 이야기는 유동성 기반 자산에 붙은 스토리였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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